마블의 흑인 히어로 '블랙팬서'는 여러모로 멋진 영화입니다. 하지만 많은 관객들이 영화 자체보다도 다른 것에 너무 집중하는 바람에 영화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가 인종차별과 흑인 문제에 관해 많이 다루지도 않았음에도 그것들로 영화에 대한 본질적인 평가를 흐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주 된 주제는 와칸다의 미래 방향성과 어떤 왕이 될 것인지에 대해 고뇌하는 티찰라의 모습인데 너무 과한 해석으로 영화의 재미와 진정으로 감독이 보여주려고 하는 바를 놓치고 있습니다. 라이언 쿠글러 역시 흑인 문화를 접목시킨 것은 그들이 겪고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가져와 이해를 바라고 있기보다 주인공의 가족 내력을 충분히 설명하면서 와칸다 왕위와 가족 간의 문제를 그리고 있습니다.
몇몇 평론가들의 과한 해석이 영화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점쟁이의 잘못된 '해몽'이 편안하고 즐거운 '꿈'의 시간을 손님으로 하여금 현실로 가져와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만든 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프닝, 와칸다의 숨겨진 미래도시 등 거의 모든 씬이 매우 화려하고 멋지게 나옵니다.
부산씬 역시 한국의 모습을 너무 멋지게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러웠습니다. 밤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 그리고 그 밤에 어울리는 블랙팬서의 이미지는 영상에 굉장히 잘 녹아들었습니다.
타 마블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생소한 아프리카 문화를 자연스럽고 스타일리쉬하게 녹인 점입니다.
블랙팬서를 더욱 빛낸 것은 티찰라와 대립하는 에릭 킬몽거였습니다. 티찰라와의 대립과 동시에 티찰라가 진정 어떤 왕이 되야하는지를 좀더 고뇌하게 만드는 캐릭터입니다. 마이클 B. 조던은 외모부터 연기 모든 것이 그야말로 완벽한 캐릭터였습니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진한 인상은 물론이고 굉장히 입체감 넘치는 인물 소화를 보여주었습니다.
화려한 영상미와 무게감 있는 캐릭터들, 혁신을 보여주는 제재들이 합쳐진 블랙팬서, 재미를 제쳐두고 과한 의미부여로 영화를 즐기지 못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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